9~11월 소비내역 회고

그렇게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…아니 청춘을 다해 월급을 벌어왔는데, 막상 한 달이 거의 다 된 시점에 통장 잔고를 조회해 보면 그 피같은 돈을 어디에 쏟아부었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. 반성하는 의미에서 최근 3개월 간 구매내역에 대해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. 철철 쏟아져나간 월급의 잔상을 되짚어보면서 더 이상 공허하고 휘발성 넘치는 소비를 막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.

조커 3회 관람

개봉 당일날 1차 관람, 정확히 일주일 후 2차 관람, 회사 회식때 3차 관람(법인카드). 약 2만원 지출. 21세기판 택시 드라이버를 스크린에서 볼 기회라면 돈을 더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.

콜드스틸 리컨 탄토 : 훈련용 고무칼

실용성 제로. 심리적 만족감 90%. 지출 금액 11,500.

아크로모형 발터 PPK : 메탈 슬라이드 버전

영화 007을 몇 차례 돌려보다 충동적으로 구매. 장난감 총이라기엔 지나치게 완성도가 높다. 재질이나 무게감이 진짜같다! 다만 역시 실용성은 제로…일 줄 알았는데, 할로윈 때 이태원에서 쏠쏠하게 써 먹었으니 제 값은 했다. 지출 금액 33,000.

2차대전 미군 전차병 자켓

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니로, 퓨리의 브래드 피트가 입고 나온 그 자켓 맞다. 아쉽게도 브래드 피트나 로버트 드니로처럼 중후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, 최소한 그들의 자켓은 갖췄다. 심리적 만족감 때문인지 진짜 두툼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반신은 충분히 따뜻하다. 지출 금액 180,000.

슬라이락 : 창문 잠금장치

적정한 크기만큼 창문이 열리게 두고, 그 이상은 열지 못하게 막는다. 환기는 하고 싶지만 안전하다고 믿기 힘든 높이에 사는 자취생에게 필수품(여성에게 강추). 아직까지 싸롱에 침입자가 없어서 실용성을 검증하지는 못했다. 그렇다고 쳐들어오지는 마세요…
2개 구입, 지출 금액 약 32,000.

술병 조명 : 코르크 무드등

빈 술병을 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는 무드등으로 만들어 준다. 단색보다는 알록달록한 게 조금 더 이쁘다. 개당 약 6천원, 2개 구입 후 3개 추가 구입. 구매 이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(X발…)하는 현장을 목격했으나, 전자기기라면 가능한 안전하게 구입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그대로 구입.

딤플 12년 :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

사실은 상당히 괜찮은 술이라는데,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유흥주점용 주류로 의도치 않게 포지셔닝 된 후 찬밥 대우 받는 술. 놀랍도록 아름다운 실루엣을 지닌 술병이 인상적. 지출 금액 약 3만원.

리몬첼로 : 레몬 껍질 향 리큐르

몇 차례 연쇄 구매인지 모르겠다. 가장 사랑하는 술 중 하나. 흔히들 생각하는 레몬 향과는 거리가 멀지만,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맛. 지출 금액 36,000원.

오크 크로스 by 컴파스 박스 :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 위스키

분당과 서울의 바를 돌아다니며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위스키. 컴파스 박스의 술을 몇 차례(피트 몬스터, 헤도니즘) 접해봤지만, 여지껏 단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. 이번 주 금요일 행사를 앞두고 어마어마하게 오랜 시간(약 15분)을 고민한 결과. 지출 금액 약 10만원.

타임랩 시계교육 강좌 기본과정 52기

4주 교육과정, 총 금액 50만원. 4주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던 부품들로 나만의 시계를 완성해서 가져간다. 수업 때 사용했던 각종 공구들도 함께.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다. 32년 인생에서 들은 수업 중 가장 가치있는 수업 중 하나이며, 올 한 해 한 일중 제일 잘한 일.

겨울 옷

아무리 더위를 많이 타더라도 11월까지 반바지를 입고 살 수는 없다. 분명히 싼 것만 골라 샀는데 약 20만원 지출.

구두

멋쟁이 신사는 되지 못했지만, 멋쟁이 신사화는 갖췄다. 예상치 못한 이마트 행사 상품, 약 7만원 + 관리용품 약 1만원에 추가 구입.

넷플릭스 프리미엄 멤버십

14,500 * 3개월.
주구장창 잘 보고 있으니 감당해봄직 하다.

애플 뮤직

개인 8,900 * 3개월.
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…

유튜브 프리미엄

8,690 * 3개월.
영상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…

그냥 막 돈 쓰고 살아야겠다.

5 Replies to “9~11월 소비내역 회고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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